여행기

창덕궁 방문기 (1) - 돈화문을 지나서 인정문까지

멍탐정고난 2023. 9. 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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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창덕궁의 북쪽, 창경궁과의 경계에서 위로 더 올라가면, 면적 10만 3000여 평의1963년 사적으로 지정된 창덕궁안에 있는 조선시대 정원인 후원이 나온다.  흔히 비원(祕苑)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조선왕궁의 놀이와 잔치 장소로 활용된 대표적인 유적이다. 1997년 창덕궁과 이 후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쉽게 말해 왕실의 사적인 공간이라는 뜻인데, 조선시대에는 왕은 거의 국가이고, 왕의 모든 행위와 일상은 전혀 사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곳에도 정치와 관련된 시설들이 위치해있다. 

 

후원은 특별관람을 회차별로 예약을 해서 들어갈 수 있다.

https://ticket.uforus.co.kr/web/main?shopEncode=&productGroupCode=02000005&lang=ko 

온라인 예약하기 링크

 

2023년 9월 현재 가을을 맞아 회차별 인원수를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렸으니 한번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회차별로 해설사분의 해설도 진행되니 궁금한 분은 해설사 분의 해설과 같이 관람을 해도 좋을 듯 하다. 후원 예매와 별도로 창덕궁의 입장권도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다.  

 

후원을 들어가기 위해 오랜만에 창덕궁을 찾았다. 찾은 김에 창덕궁 부터 차근차근 둘러보기로 하자.

시작은 창덕궁 남쪽의 정문인 돈화문부터 시작이다.

돈화문

경복궁 광화문, 창덕궁 돈화문, 창경궁 홍화문, 덕수궁 인화문, 경희궁 흥화문 조선 5대궁궐의 정문이름은 모두 '화(化)문'이다.  화의 뜻은 백성을 교화한다는 뜻이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왕은 최고의 사대부, 선비이며 왕의 사명은 어린 백성들을 가르쳐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훈민정음의 유명한 첫구절이 '나랏말쌈이 중국에 달아 서로 사맞디 아니할세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할배 있어도' 인 이유가 여기 있다. 그리고 이 문들은 모두 남쪽을 향해 서있다. 남쪽이 정문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풍수지리적으로 남쪽을 바라보는 것이 옳기 때문인 이유와 서울의 궁궐 위치는 북으로는 산이고 남으로 한강이 있기에, 남쪽으로 문을 내고 길을 내야 교통이 원활해지기 때문도 있다. 

 

덕수궁의 정문은 대한문이고, 이건 동쪽인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원래 덕수궁의 정문은 남쪽의 인화문이었지만, 일제시대에 세종로쪽으로 문을 내느라, 대한문이 정문처럼 기능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돈화문을 통해 들어가면 우측으로 길을 따라가게 되며, 돌다리를 하나 건너게 된다. 조선의 궁궐은 모두 정문을 지나면 금천교를 지나게 되어있다.

창덕궁의  금천교(錦川橋, 보물 제1762호)

금천교 밑에는 실제로 물이 흘렀다고 전해진다. 청계천의 지류를 끌어서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금천은 임금의 세계와 ‘임금이 사는 성스러운 곳과 백성들이 사는 곳의 경계’를 의미한다. 모든 궁궐의 정문을 지나면 이런 금천이 있고, 이 다리를 건너면 그때부터가 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국사 같은 유명한 절에 가도 이런 장치를 볼 수 있다. 절에서는 사바세계(현실세계)를 건너와 부처가 있는 곳으로 온다는 의미다. 불교의 신이 부처라면 조선 성리학, 즉 조선유교의 신은 왕이라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을 듯.

금천교를 건너면 두번째문인 진선문이 나타난다. 영조때 부활한 신문고 (조선판 국민청원 ,백성들이 왕에게 민원올리는 곳)가 여기 있었다. 그러니까 저시절에 신문고를 울리려면 돈화문을 지나, 금천교를 건너 진선문까지 와야한다는 소리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보통의 깡으로 일반백성이 궁궐의 정문을 들어와서 이 다리를 지나 임금지척에서 큰 북을 칠 수 있었을까? 이 제도가 실제적인 의미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아마 형식적으로 이렇게 너희를 생각한다는 상징같은 의미였지 않았을까? 머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들죽인 싸이코패스 임금의 정치가 그렇지...영조가 조선의 명군이라 불리는 의미와 실제에 대해선 다음번에 다뤄보자.

 

진선문을 지나면 긴 회랑이 나오고 왼편에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으로 향하는 인정문이 나온다.

인정문

인정문 앞은 조선 후기 거의 모든 왕들의 즉위식이 열린 장소이다. 조선왕들의 즉위식에 관한 것은 본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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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전 안쪽은 다음편에서 다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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