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문(彰義門)은 한양 도성(都城) 4소문 중 하나인 서북문으로 백악(=북악)과 인왕산이 만나는 잿마루에 있다. 문을 내려가 홍제원(지금 홍제동) 쪽으로 가면 옛 의주대로와 통한다. 의주대로는 옛 6대로 또는 8대로 중 중국에 이르는 길이라 가장 중요했다. 의주대로로 갈 때 공식 행차야 서대문으로 나가겠지만, 민초(民草)들은 창의문이 지름길이었다. 지금도 홍제동 쪽에서 도심으로 올 때 이쪽이 빠르고 덜 복잡하다. 창의문을 자하문(紫霞門) 이라고도 불러 언뜻 불교를 떠올릴 지 모르나 그건 아닐 것 같다. 고어(古語)에 성(城)을 ‘잣’이라 했으니 창의문 아랫동네 사람들은 성문을 ‘잣문’이라 불렀을 텐데 이 ‘잣문’을 아화(雅化)하여 자하문 (紫霞門)으로 적었을 것이다. ‘자문’이라고도 하니 ‘잣문’ 설을 ..